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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적용범위 확대, 국민들은 왠지 불안하다
 
한국신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9일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은 지금까지 나왔던 어떤 건강보험 정책보다도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미용과 성형처럼 명백하게 보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것 이외에는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부분이다. 이것은 그동안 수많은 건강보험 미적용 항목 때문에 많은 병원비 부담을 져야 했던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마음에 쏙 와 닿는 말이다.
 
사실 지금까지 많은 국민들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들어가는 막대한 병원비 때문에 많은 고통을 당해 왔다. 예를 들어 환자가 걸려 있는 질병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 거의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이 건강보험 비적용 대상이었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자마자 100만원, 200만원에 달하는 검사비부터 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MRI나 초음파 촬영을 할 수가 있게 된다고 하니 환자는 물론 환자 가족들 모두 두 손을 들어 환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특진을 전면 폐지하고 특실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니 입원비가 저렴한 6인용 병실이 없어 병실이 나올 때까지 병원 복도에서 무작정 대기해야 하는 고통도 덜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요즘 커다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치매환자의 본인부담률을 현재의 20~60%에서 10%로 낮추고, 15세 이하 환자의 입원진료비 부담을 5%로 인하하겠다는 것은 노인이 늘고 어린이 출생률이 감소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비춰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무릇 사람이 살면서 가장 고통스러운 일이 3가지가 있다. 첫째는 돈이 없어서 굶는 일이다. 두 번째는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지 못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돈이 없어서 학교에 못가고, 배우지 못하는 일이다.
 
그러나 병을 고치러 병원에 가서도 막대한 병원비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집까지 팔아야 하는 일을 당하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오죽하면 병원비 때문에 가산을 탕진하고 파산하는 일까지 벌어지겠는가?
 
그러므로 이번에 정부가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은 누구도 반대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적지 않은 수의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렇게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도 의료의 품질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고, 건강보험의 재정을 지키면서, 건강보험료를 올리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만에 하나 의료의 품질이 저하되고,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 나고, 앞으로 건강보험료가 대폭 상승해서 국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된다면 지금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는 오히려 국민들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런 식이 된다면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정책은 점진적인 건강보험 적용 범위의 확대보다도 못한 결과를 낳을 것이 뻔하다.  그러므로 정부는 국가와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완급을 조절해 가면서 건강보험 적용 범위의 확대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와 관련해서 정부는 “5년 동안에는 건강보험료가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앞으로 5년만 살고 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정부의 임기가 끝이 나는 5년 이후에도 우리 국민들은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5년이 지난 뒤부터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면, “5년 동안은 건강보험료의 인상이 없다”는 정부의 발표는 말 그대로 눈을 가리고 아옹 하는 것에 불과하다.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도 바로 이 대목이다.
 
그러므로 지금 정부는 건강보험 적용 범위의 획기적인 확대라는 밝은 부분만 강조하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이런 국민들의 불안감을 깊이 헤아려 정부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을 제시해 주기를 바란다.
기사입력: 2017/08/11 [14:10]  최종편집: ⓒ 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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