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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연인’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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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배 본지 발행인     ©한국신문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의 일입니다. 어느 회사에 함께 근무하던 두 남녀 사원이 우연한 일이 계기가 되어 가까워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서로 사귀는 사이로까지 발전했습니다.
 
두 사람은 “회사 창사 이래 남녀 커플이 탄생하는 것은 처음이다”라면서 "이것은 우리 회사가 앞으로 잘 될 것이라는 길조(吉兆)임에 틀림이 없다"고 굳게 믿은 사장님과 직장 동료들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사랑을 키워갔습니다.
 
두 사람은 퇴근 후에 데이트도 즐기고, 근무시간 중에 지금 막 개봉한 영화도 보러가는 특혜도 누리면서 한동안 잘 지내는 듯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약 3개월이 지난 후 두 사람의 사랑은 종말을 맞았습니다.
 
나중에 이 회사 사장님이 직원들을 통해서 전해들은 ‘이별의 이유’는 좀 뜻밖이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다른 것도 아니고 ‘성격 차이’로 헤어지게 됐다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두 사람과 대화도 자주 나누고, 가끔씩 식사도 함께 하면서 두 사람을 두루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장님으로서는 정말 예상외의 결과였답니다.
 
하지만 사장님이 전후 사정을 듣고 보니 “그것도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별의 원인이 된 ‘성격 차이’라는 것이 종잡을 수 없이 심한 남자 쪽의 성격과 언행 때문이었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그 남자 직원은 평소에는 얌전하고 예의가 바른 모습이었지만, 데이트를 하는 도중에 자기의 의견과 다른 생각을 말하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과격한 말과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난 뒤에는 또 “미안하다. 잘못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하더군요.
 
이런 일이 몇 차례 반복이 되자, 여자 직원은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헤어지자는 말을 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극에서 극을 오가는 남자의 성격이 좋게 시작했던 두 남녀의 교제에 이별이라는 파국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지요.
 
사실 이런 일은 우리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는 ‘보기 흔한 일’에 속합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사귀는 사람의 성격이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을 보게 되면 누구나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가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다보면 “내가 선택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에 휩싸이게 됩니다. 이런 불안감은 결국 남녀가 헤어지는 결과를 낳게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녀 사이의 교제는 물론이고, 사람과 사람 간의 사귐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안정감’과 ‘신뢰감’이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 생각과 행동에 예측이 가능하고, 믿을 수가 있어야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지속가능해지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런 ‘안정감’과 ‘신뢰감’이 필요한 것은 비단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뿐만이 아닙니다. 가족과 가족, 친구와 친구, 회사와 사원, 단체와 회원,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정부와 국민, 국가와 국가 등 상대가 있는 모든 관계 사이에 똑같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최근 정부가 국민들에게 보여준 일련의 모습은 참으로 아쉽기만 합니다.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에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공직자 임명 불가 5대 조건’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지켜지지 않았던 것부터가 그렇습니다.
 
이밖에도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하다가 북한이 ICBM 발사실험을 하고난 뒤에는 “지금은 대화를 할 때가 아니다”면서 강경 대처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사드’의 배치를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다가 느닷없이 “사드 4기를 즉시 배치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린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일들은 하나같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동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던 사림이 순식간에 “서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하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적지 않은 국민들이 “지금 한 말을 언제 또 순식간에 정반대로 뒤집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을 졸이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국정을 이끌어 가는 것도 경험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나 경험이 부족하다보면 판단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판단을 계속 고집하는 것보다는 설령 조령모개 식이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바로 고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사일 발사로 대응한 것, 대화를 중단한 것, 사드를 배치한 것을 놓고 “참 잘한 일이다”라고 환영할지언정 “잘못했다”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말을 바꾸는 일이 자꾸 반복되면 국가와 정부에 대한 안정감과 신뢰감이 떨어지고, 대외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위신이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국가 운영을 책임진 대통령과 내각, 정부, 집권 여당이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지금 정부의 ‘조령모개’식 움직임을 보면서 마음을 졸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부와 여당은 부디 조금 더 깊고 넓고 멀리 생각하고 신중하게 판단해서 한 번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내우외환에 처한 우리나라를 안정감 있게, 국민들이 매일 밤 정부와 집권 여당을 믿고 안심하고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입니다.
 
그것이 개인적인 호불호(好不好)를 떠나서 지금의 정부와 5년 동안 동거(同居)를 해야 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한결같은 바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사입력: 2017/08/11 [15:46]  최종편집: ⓒ 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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