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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과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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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99%가 중소기업입니다. 같은 중소기업이라고는 해도 사원이 4인 미만인 소기업에서부터 사원 수 5인 이상 300인 이하의 중소기업까지 그 종류는 다양합니다. 이런 중소기업이 300만개가 넘고, 그런 중소기업들이 전체 고용인구 가운데 88%를 떠안고 있는 게 우리나라 기업계의 현실입니다.

반면에 사원수가 300인 이상이 되는 대기업은 전체 기업 가운데 1%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1%의 대기업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습니다. 말하자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커다란 갭(Gap)이 존재한다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는 앞서 제시한 GDP 수치가 보여주듯이 빈익빈 부익부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원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상과 하, 갑과 을 하는 식으로 고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회사를 보면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 하나에는 중소기업인 수천 개의 협력업체들이 있습니다.

이런 협력업체들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들을 생산해서 완성차 업체에 납품을 합니다. 이렇게 협력업체들이 납품한 자동차 부품을 조립해서 한대의 완성차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가 말 그대로 협력관계에 있다기보다는 물건을 발주하고 공급받는 갑과, 일감을 수주 받아서 공급하는 을의 관계로 맺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갑인 대기업은 수많은 중소기업 가운데서 협력업체를 고를 수가 있지만, 을인 중소기업은 몇 개 밖에 없는 대기업 가운데서 납품을 받아줄 업체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좁고, 다른 경쟁업체도 많다보니 자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평등해질 수가 없게 됩니다.

더욱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대기업들의 거래관행입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하나의 대기업과 거래하기보다는 여러 개의 대기업과 동시에 거래하면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복수 거래를 허용하는 대기업은 찾아보기가 힘이 듭니다. 대개 ‘모 아니면 도’ 식으로 하나의 기업, 즉 자기네 회사와만 거래하기를 요구하지요.
 
그러니 중소기업들은 단 하나의 대기업과 거래하는 것으로 기업을 끌어 나가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이런 식의 거래는 대기업이 곧 중소기업의 목숨을 좌우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시간이 갈수록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예속되는 현상을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다 보니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말이라면 하늘처럼 떠받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대기업이 납품단가를 인하하라고 하면 거래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단가를 인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납품을 받는 대기업은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다고 희희낙락하는 동안 정작 제품을 만들어서 납품한 중소기업들은 남는 이익이 없네, 적자를 봤네, 하는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다 보니 대기업은 갈수록 더 부자가 되고, 중소기업들은 갈수록 더 가난해지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 발생한 토요타자동차의 리콜 사태도 그 근본을 따져보면 이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바람직하지 못한 거래행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토요타자동차가 혁신을 앞세워 원가절감에 나서면서 협력업체들에게 지나칠 정도로 단가인하 압력을 줬고, 그런 과정에서 부품의 품질이 저하된 것이 지금의 리콜 사태를 불러 왔기 때문입니다. 

흔히 물건을 구매해 줄 대기업이 없으면 중소기업은 존재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품을 공급할 중소기업이 없으면 대기업도 존재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최소한 기업이 운영되고 기술과 제품에 재투자할 수 있을 만큼의 마진은 보장해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진정으로 협력하는 길이고, 상생하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김중배 기자 www.koreanewspaper.kr
 


기사입력: 2010/04/28 [20:26]  최종편집: ⓒ 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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